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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출사모임

미네소타

얼음 2024.01.14 21:45 조회 수 : 305

산호세로 이사하기 전 오랫동안 살았던 곳이 미네소타입니다. 

Land of 10,000 lakes라고 알려져 있는 이 곳은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높은 산 하나 없는 평지에 물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곳입니다. 북 쪽으로 한 세시간 정도 드라이브하면 바다처럼 큰 Lake Superior 가 있고, 주 대표 도시인 Twin cities (St. Paul & Minneaspolis) 안에도 크고 작은 호수와 연못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말에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 미네소타 시절 찍었던 사진 하나가 눈에 꽂히고 그 때의 기억이 물밀듯 몰려왔습니다.

바로 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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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봄, Lake Calhoun을 한 바퀴 돌다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막내가 곧 대학으로 떠나면 혼자 남게될 상황이던 시점이었는데, 당시에도 꽤 오래되었던 폰이었는데 석양과 호수의 모습을 정말 잘 찍어주었네요.  

 

십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 폰으로 찍은 사진들로 제가 살던 미네소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땐, 카메라를 다룰줄도 몰랐구요, 그저 포인트 & 클릭으로 찍었던 것들입니다 ㅎ

 

미네소타는 호수말고도 추운 겨울로 유명하죠. 캐나다 바로 밑이어서, 미국의 시베리아라 할 정도로, 겨울이 유난히 길고 무척 추워요. 물론 눈도 많고요. 눈이 오면 벌러덩 누워서 snow angel 을 만들기도 하고, 호수가 얼면 그 위로 차를 몰을 수도 있어요. 딱 한번 해보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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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신호등에 멈춰 서있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길 위에 얼어붙어 black ice현상이 생기고 그런 찻길은 미끄러워 사고나기 일쑤지요. 그런 길을 왕복 60마일 출퇴근했던 기억이 아득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곳 중 하나가 식물원 (U of M arboretum) 입니다. 2014년 겨울, 눈 쌓인 꽃밭 위로 꽃이름이 적힌 팻말들이 마치 묘비명처럼 느껴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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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겨울이 길어 봄은 더디오고, 마당에 꽃을 심으려면 Mother's Day 지나서야 안심하고 심을 수 있던 곳. 한 해는 유난히 추웠고 좀처럼 봄이 올 기미가 안보이다 드디어 4월에 눈마저 내렸죠. 퇴근길에 집 근처 길에 차를 멈추고 차창을 통해 찍었던 사진들 입니다. 그 때 기억과 느낌이 생생합니다. 오지 않는 봄 때문에 "Spring has died"로 시작되는 글을 끄적여 놓기도 했었는데, 그날 이 골목의 풍경은 또 얼마나 예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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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고 긴 겨울 뒤에 오는 봄은 어찌나 황홀하고 여름은 또 얼마나 푸르렀는지요.

풍성한 가을은 엄청난 크기의 호박이 증명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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