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너무 조용해서 이상했어요.
여름내내 우렁차게 울던 매미소리가 언젠가부터 잠잠한 여름 끝자락에 와있네요.
폭염과 장마가 번갈아 판을 치는 바깥 세상은 정말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었던 여름.
창 밖으로 보니 비 속에서도 환경미화원은 길을 쓸고 ...
그래서 ... 장마와 폭염 사이 틈틈이 사진을 찍으려 노력했었습니다.
폭우가 와서 탄천이 넘쳤고 새로 지어진 dog play area 가 부수어 졌더군요.
장마로 텅빈 아이들 놀이터과 잊혀진 자전거, 작업이 중단된 기계손(?) 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But life goes on~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수 있는 탄천길에, 차가 등장했네요! 폭우로 불어난 물구경 나온 용감한(?) 이웃일까요?
비온 뒤엔 나무 트렁크 색이 진해져서 예쁜데 이렇게 이끼까지 생겼더라구요. 이끼가 아주 많이 생긴 곳에는 이끼 눈물까지 또르르 떨어지고 ...
빨라진 물의 속도감을 잡는 재미도 있었구요
비를 머금은 공기를 차고 날아오르는 까치도 좀 힘겹게 느껴집니다.
드디어 비가 그치고 쨍~ 하니 해가 났는데 헐... 폭염입니다.
그래도 봄에 태어난듯 보이는 생명들은 여름 한철 무럭무럭 자라나는 듯 보입니다.
매매는 오랜시간 땅 속에 있다가 나와 한 철 짝을 짖고는 생을 마감한다는데 스스로 꽃무덤을 만든 매미인줄 알고 찍어와자세히 보니 등이 갈라져있더라구요. 그래서 좀 찾아보니 땅에서 나온 매미 유충껍데기더라구요. 땅에서 나온 유충에서 이렇게 껍질을 벗고 나온 성충이 우리가 아는 매미라네요.
다시 제모습을 찾은 dog play area에도 폭염이 지나면 멍멍이 손님들이 좀 찾아오려는지...
마지막으로 폰으로 찍은 사진 두장입니다.
첫 사진은 더위를 피해 낮잠을 주무시는 버스 운전사인듯한데 들키지 않으려 후다닥 찍고 도망쳐 왔어요. 제목은 "원두막, 2023" 입니다 ㅎ
어느덧 한국에 온지 일년입니다.
사계절을 다 지냈고 그만큼 성숙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음 일년을 좀 더 여유있게 지낼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고 이렇게 나눌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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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깽이
2023.09.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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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2023.09.08 22:52
한국의 여름을 사진과 함께 글로 잘 표현해 주셔서 오랜만에 한국의 여름을 경험했습니다. 저도 한국을 떠나온지가 오래돼서 여름이 먼 나라 얘기 같습니다. 빨강 우산을 쓴 여자분이 있는 사진이 한국의 여름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물의 속도감을 표현한 것도 긴장감이 있어서 좋고, 나무잎새 가운데 있는 새 사진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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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담
2023.09.10 19:17
다양한 한국의 여름 모습을 담으셨네요. 저도 7월 거의 한달을 가 있었는데 그때 비가 많이 왔습니다.
올때쯤 비가 그치고 매미가 엄청 시끄럽게 울었는데 이제 조용해져 가는군요. 가을이 성큼 왔나 봅니다. 추석이 3주도 안 남았네요.
땅껍질이 벗거진 모습도 실감이 나고 나방, 새, 잉어 (그리고 작은 물고기들), 학처럼 생긴얘, 그리고 매미껍질 까지 모두 다 삶을 이어 가기 위해 충실히 살고 있네요. 맞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죽어도, 내가 살아도,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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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칠듯 아슬아슬한 수위를 보니,탄천에 엄청 많은 비가 왔군요..
마치 작은 한권의, 이야기가 있는 사진책을 본 듯, 재밋게 잘 보았습니다.
셀폰으로 찍은 마지막 사진이 시원하고도 깔끔해서 참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