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리중 이 사진을 보고 최근 읽었던 시가 떠올라 같이 소개합니다.
담쟁이
안도현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 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사진 하나 더 첨부합니다, 이건 "사족"이니 제목은 그대로 ㅎ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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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을 걷다 지나친 개인 집 벽이었어요. 찍은 각도 때문에 높게 보이는것 같아요. 다른 각도로 길과 옆집을 넣어 찍은 사진입니다.
벽 타는 사람 인형 사진은 제주 민속촌 잎구 한라산밑 첫집이란 식당 옆 메밀 전시관/카페 안에 있던 조형물 사진이구요.
제주 여행중 묵었던 팬션중 올레로 란 곳이 있는데, 체크인 하는 사무실에 요런 작은 책꽂이가 있어서 책을 빌릴수 있었어요. 이 곳에서 빌린 시집에 안도현님의 시가 있었구요.
사진 속 책 한권 제목이 "폭삭 속았수다" 인데 이 말은 제주 방언으로 "정말 수고 많았다"는 뜻 이랍니다. ㅎ
팬션 방에서 찍은 사진도 한장 올립니다. 혹시 제주 가시게 되면 참고 하시길...
-
토깽이
2023.04.27 18:17
다시 한번 더 보고, 읽고,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찰떢궁합의 시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음님 덕분에,
제주 여행에서 알게된 제주방언이, 거의 38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 조용히 웃어봅니다.ㅎ ㅎ
도리도리 건너기 = 좌우를 살피고 건너기
맨드렁 헐때 확드러(들어?) 쌉쑈 = 따듯할때 어서 드세요
폭싹 속았수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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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멋진 사진입니다. 그냥 벽인지 아니면 건물인지 궁금하네요. 다른 쪽 벽의 모습도요.
두번째 사진은 정말 오르지 못할 벽을 올라가려 하는것 같네요. 하얀 테두리가 보이니 사람이 두드러져 보여 좋습니다. 좀 쉬우라고 사진을 옆으로 돌려 놓아 줍니다 :)